나전칠기는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계승돼 1000년을 이어온 독특한 공예예술이다. 통일신라시대 이후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 주로 왕들이 사용하는 고급 공예로 고귀함을 이어왔다. 중국은 옻칠로 그림을 그리는 칠예가 발달했고, 일본은 옻칠을 식기나 그릇ㆍ만년필ㆍ자동차 등에 다양하게 적용하면서 산업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생활 문화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인간문화재와 장인에 의해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경주에서 태어난 이 작가는 미술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지만, 집안 형편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히터와 온도 센서 전문 반도체 기업인으로 살면서 북받치는 감성의 에너지를 달랬지만 미술에 대한 끌림은 갈수록 커졌다. 그 에너지를 넘어서기 위해 빠져든 게 전통 옻칠 회화의 매력이었다. 전통 기법에 뛰어난 임충휴 명장의 어깨너머로 틈틈이 공부하면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개척해 나갔다. 이 대표에게 옻칠화는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인 동시에 그를 에워싸고 있는 경영환경에 대한 도전이다.

그러나 최근 항균, 항습, 방수, 방습을 비롯한 옻칠 특유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통의 기본을 살리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현대적 디자인으로 진화시키면 독창적인 회화 예술은 물론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으로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K-나전칠기 미술의 이런 우수성을 국제 무대에 알리면서 글로벌 트렌드를 공유하는 작가가 있다. ‘반도체의 세계’에서 ‘감성의 세계’로 인생의 궤도를 수정한 나전칠기 회화작가 이태양 범용테크놀러지 대표가 주인공(55)이다. 그렇게 미술가로 살아온 시간이 50대 중반의 그를 또 한 번 전시장으로 불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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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화에 빠진 '반도체 戰士'....
나전칠기는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계승돼 1000년을 이어온 독특한 공예예술이다. 통일신라시대 이후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 주로 왕들이 사용하는 고급 공예로 고귀함을 이어왔다. 중국은 옻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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