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C 영·정조때 등장 ‘대호백자’
비대칭 속 자연스러움·여백이 특징
日 미학자 소개…국제적으로 첫 주목
김환기 손길 거치며 달항아리로 명명
현대미술 ‘비움 미학’과 맞닿아 인기
못난이 항아리…미학적 의미 재질문

“이제 더 없으신가요?” 마침내 경매사가 경매봉을 두드리며 알린 최종 낙찰가는 60억원(구매 수수료와 세금 포함). 당초 추정가(13~26억원)의 두 배 이상을 웃도는 놀라운 금액이었습니다.
이 도자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로 ‘달항아리’입니다. 그것도 역대급 비싼 가격에 팔린 달항아리죠.
조선 후기 양반과 선비의 소박한 취향을 대변하던 달항아리는 이제 세계적인 미술 시장에서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핫템’으로 떠올랐습니다. 청빈의 상징인 백자, 그중에서도 무심한 아름다움을 담은 바로 이 달항아리가, 어떻게 현대미술 시장에서 이토록 높은 몸값을 얻게 된 걸까요.

달항아리는 그 자체로 어떤 개념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장식을 지운 순백의 곡면, 좌우가 살짝 어긋난 둥근 형태.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완전해 보이는 그 비대칭의 아름다움은, 현대미술이 지향하는 ‘비움’의 미학과 맞닿아 있거든요. 단순히 덜어낸 것이 아니라, 덜어냄으로 울림을 준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무엇인가를 채워 넣고 싶은 충동을 꾹 눌러야만 가능한 미덕, 그 절제 속에 달항아리는 존재합니다.
여기에 현대미술 컬렉터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변화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들은 단순히 오래된 유물을 소장하는 데서 만족하지 않거든요. 오히려 그 유물이 현대적 감각과 어떻게 공명하느냐, 또는 전 세계적인 미감의 흐름과 어떤 대화를 나누느냐에 주목합니다. 그런 점에서 달항아리는 특별한 위치를 점합니다. 단순함 속의 심연, 조용한 곡선이 주는 명상적 감각은 (미국 미술계에서 인기가 가히 폭발적인) 마크 로스코의 색면, 도널드 저드의 구조처럼 시각적 최소화 속에서 감정의 최대치를 이끌어내는 현대미술의 언어와 놀랍도록 닮아있거든요.
그렇게 달항아리는 조선에 만들어진 백자대호라는 시간적 범주를 넘어, 지금 여기의 미감과 철학을 담아내는 ‘살아있는 오브제’로 거듭난 셈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시대의 달항아리가 다시 빛나는 이유일지도 모르고요.

이슈 출처
https://naver.me/FLykTcTM
달항아리 대호백자 오브제 김환기
나전칠기보석함 옻칠수저 자개장
임충휴명장자개장 나전함만들기체험 임충휴갤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