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전칠기는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계승돼 1000년을 이어온 독특한 공예예술이다. 통일신라시대 이후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 주로 왕들이 사용하는 고급 공예로 고귀함을 이어왔다. 중국은 옻칠로 그림을 그리는 칠예가 발달했고, 일본은 옻칠을 식기나 그릇ㆍ만년필ㆍ자동차 등에 다양하게 적용하면서 산업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생활 문화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인간문화재와 장인에 의해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경주에서 태어난 이 작가는 미술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지만, 집안 형편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히터와 온도 센서 전문 반도체 기업인으로 살면서 북받치는 감성의 에너지를 달랬지만 미술에 대한 끌림은 갈수록 커졌다. 그 에너지를 넘어서기 위해 빠져든 게 전통 옻칠 회화의 매력이었다.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