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하지 않지만 그래서 아련한 필름 사진,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LP 음악, 헌책 사이에 꽂혀 있던 오래된 편지 한 장…. 한때는 당연하고, 또 한때는 잊혀가던 것들. 그런 오래된 것들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왜 빛바랜 것들을 다시 찾을까. 효율이 중요한 시대에 이런 것들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낡고, 느리고, 불편하다. 그런데 모순적이게도 그래서 더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낭만'이 있으니까.'낭만'은 곧 '향수'다. 새로운 것들이 넘쳐나지만 자연스레 옛 감성에 끌린다. 단지 복고풍 때문은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인간적인' 경험까지 느낄 수 있어서다. 각박한 현실에 부딪힐 때면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에 잠길 때가 있다. 요즘 사람들도 그렇다. '빨리'가 중시되는 세상에 지쳐버린 이들이 과거의 것을 찾으..